디지털 시대, 종이책 읽기 어떻게 지도할까?

2023. 4. 18. 20:11가정과 건강/Swee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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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일종의 대화이다. 책을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이 나누는 고요한 대화로 없었던 생각이

만들어지고,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더 나아가 책을 읽은 사람들이 한 문장에 공감하고

대화의 장을 연결하면서 문화를 만들어 가게 된다.

 

QR 코드로 결제하는 디지털 시대

디지털 경제 시대의 단면을 보여 주는 중국의 거지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동전이나 지폐 대신 QR 코드가 찍힌 종이판이나 구걸 통을 놓고 결제를 받는 영상이었다.

별도의 인증 과정 없이 단 몇 초 만에 결제가 이루어져 돈이 들어오는 과정을 보며 구걸하던

거지들도 뿌듯해하는 장면이었다.

 

이뿐 아니라 한 번도 카드를 써 본 적이 없는 중국의 산골 마을 사람들, 길거리에서 야채나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도 현금이나 카드 대신 QR 코드로 결제를 하고 있었다. 멀리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내 손 안의 휴대폰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배차 시간을 확인하고, 문자를 주고받고, 음식을 주문하는 등 이제는

디지털 문명 안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정에서는 정형화된 방송국 프로를

보는 대신 네이버나 카카오톡의 방송 프로를 선택해서 취향에 맞게 시청하면서 텔레비전이

없는 가정도 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이처럼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스마트폰 (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의 합성어 로 휴대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 청소년이

늘고 있다. 디지털 문명은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걸쳐 너무나 익숙하고 편리해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중국과 비교하면 더디게 가는 것 같지만 이러한 살아 숨 쉬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기성세대들이 아무리 되돌이키고

싶고 대안을 찾으려고 해도 디지털 생태계에서 숨 쉬었던 청소년들의 문화는 다시 뒤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종이책 읽기

 

종이책 읽기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독서 환경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영상과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시대에, 청소년들

에게 종이책 읽기 지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이분법적 사고로, 인쇄 기술에 기반한 종이책 읽기와 전자 기술 기반의 디지털 매체의

장단점을 비교 분석해서 무엇이 더 좋다는 관점이 아니라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에서

포노 사피엔스의 청소년들이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생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읽기 방식

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민을 기성세대가 하지 않는다면 세대 간의 단절과 대 화의

부재는 함께 올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 될 것이다.

 

앞의 세 편의 칼럼에서 이야기한 독서 경영, 독서 토론, 독서 치료가 모두 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면 그것은 사상누각이 될 것이다.

청소년을 둘러싼 읽기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고 독서 교육이 진행될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종이책 읽기와 디지털 읽기 병행

해결책으로 양손 읽기가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양손 읽기는 종이책 읽기와 디지털 읽기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디지털 읽기가 스크린에서 보이는 영상을 순간 접속하여 훑어 읽게 하는

방식이라면 종이책 읽기는 타인의 생각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깊이 읽기를 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면 빠르게, 필요하면 느리게 읽어 가면서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병행해서 읽는

방식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스크린에서 얻은 정보들을 통합해서 사고할 수 있어 생각의 질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정보 자극들을 다 처리하지 못해서 긴 줄글을 읽지

못하고 파편화되어 있는 정보들을 통합할 수 있도록 양손 읽기를 병행해서 읽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바이 리터러트 브레인(Bi Literate Brain)

문자 문화에서 디지털 문화로 접어든 상황에서 지나치게 많은 자극으로 위축되어 가는 뇌 근육

을 보호하고 추론, 배경 지식, 유추와 통찰 능력을 지닌 창의 융합 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형태의 글을 이해할 수 있는 ‘바이 리터러트 브레인(Bi Literate Brain)’을 길러 줘야 한다.

 

책 읽기는 일종의 대화이다. 책을 쓴 사람과 읽는 사람이 나누는 고요한 대화로 없었던 생각이

만들어지고,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더 나아가 책을 읽은 사람들이 한 문장에 공감하고

대화의 장을 연결하면서 문화를 만들어 가게 된 다. 한쪽으로만 좁혀졌던 시각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기도 한다. 아무 의미 없던 하나의 단어가 한 줄, 한 문장이 되어

더 깊은 생각을 끌어내 감동을 주고 통찰을 일으켜 우리 삶을 변화시킨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문맹에서 벗어나 문해력을 강조하는 이 시대에 가장 인간다움을 표현하는 읽기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본다. 구체적 인 방법은 다음 편에 계속 기술하도록 한다.

 

 

 

출처: 가정과 건강 월간잡지

저자: 최봉희

문학 치료학 박사, 성결대학교 파이데이아칼리지 기초 글쓰기 겸임 교수,

열린 사이버대학 통합예술치료학과 특임 교수, 독서교육연구소 알움 대표,

법무부 보라미방송 ‘내 마음에 토닥토닥 책 읽기’ 프로그램 진행자

 

 

 

 

디지털 시대, 종이책 읽기 어떻게 지도할까? 2

읽기와 학습을 시작하는 5살에서 10살 시기에 천천히 깊게 읽으며 상호 작용하는 방법을 익히고 디지털 읽기에서 단편화, 파편화되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양손 읽기 지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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